시티팝, 한동안 음악 시장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이자 여전히 플레이리스트 세상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다. 일본 버블 경제 시대 속 태동한, 장르로서는 재즈 퓨전이나 신스팝 계열의 특징을 포함하면서도 특유의 정서가 있는, 소프트 록의 흔적도 있는 그런 음악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보다 시티팝은 특정한 무드로 통한다. 열심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듣는 것이 더 이해가 되는 카테고리지만 그 분위기 자체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 시기에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향수의 기제가 되지만, 이후에 태어난 이들에게도 막연한 동경과 환상을 불러 일으키며 한 때의 유행에 그칠 거라 생각했던 시티팝은 이제 음악 시장에서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그런 시티팝을 훌륭하게 리메이크한 앨범이 탄생했다. 모두가 인정하고 공감하는 적임자가 리메이크라는 방식을 통해 선보인, [Time-Lapse]다. 그간 유키카는 자신의 커리어를 통해 높은 퀄리티의 시티팝을 선보여 왔고, 그 누구보다 시티팝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시티팝은 꾸준히 과거의 음악이 소비되면서 또 그 시기를 재현하는 음악들이 계속 나타나는데, 리메이크는 그러한 흐름 속에서도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니는 방식이며 시티팝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앨범은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제외하면 한국의 두 곡, 일본의 두 곡을 수록했는데 모두 시티팝 팬이라면 반가워할 수밖에 없는 곡들이다. 나미의 “가까이 하고싶은 그대”, 장필순의 “점점 더”, 그리고 Anri의 “Remember Summer Days”, Ohashi Junko의 “Telephone Number” 네 곡 모두 여전히 사랑 받는 곡인데, 리메이크는 유키카 특유의 화사한 음색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경쾌함을 담는 방향으로 재해석되었는데 묘하게도 그 시기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도 공존한다. 원곡의 방향을 이해하고, 또 원곡이 지닌 낭만을 해치지 않으며 그러면서도 새롭고 훨씬 듣기 편안해졌다. kyto6와 nokdu가 각 곡의 스타일에 맞게 편곡을 했으며, 일본의 두 곡은 한국어 가사를 통해 또 다른 매력을 전달한다.
앨범은 총 네 곡의 리메이크가 담겨 있지만, 선곡부터 수록된 모습까지 모두 시티팝에 대한 이해를 넘어 참여한 모든 이들의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How to Love” 부터 잔잔하게 여운을 주며 마무리하는 마지막 “Night In Memories”까지,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나면 경험하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시티팝 시기의 추억이 하나 만들어질 것이다. 아름다운, 전혀 식상하거나 평범하지 않은, 오히려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높은 밀도를 지닌 이 작품은 오랜 시간 두고두고 듣기 좋은 앨범이다.
블럭(음악평론가)
曲目:
01. How to Love (Intro)
02. I want to be closer to you
03. Remember Summer Days
04. A bit more
05. Telephone Number
06. Night in Memories (Outro)
07. I want to be closer to you (Inst.)
08. Remember Summer Days (Inst.)
09. A bit more (Inst.)
10. Telephone Number (Inst.)
artwork
[MV] 유키카 -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 Official Music Video.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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